정기적금은 원금을 까먹지 않아 안정적이며, 푼돈에도 꼬박꼬박 이자를 얹어 줘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재테크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상품이다. 그러나 펀드 수익률이 고공비행할 동안 적금은 철저하게 버려졌다.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 투자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세계적인 물가 상승,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의 변수들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정기적금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2006년 말 55만 개였던 적금 계좌수가 지난해 43만 개까지 쪼그라들었다. 적금 가입자들이 전부 펀드 상품으로 빠져나간 탓이다. 그러나 올 5월에는 81만 개까지 늘어났다.
훌쩍 높아진 금리가 이 같은 인기 상승에 한몫했다. 일부 정기적금 상품이 연 6%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 등 2금융권에선 1년 만기에 연 7%를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정기적금에 가입할 땐, 겉으로 보이는 이자보다 실제 수익률이 훨씬 낮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기간별로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기적금 금리가 연 7%라면 세전 기대 수익률은 연 3.8% 정도에 불과하다.
매달 100만 원을 연 이자율이 7%인 정기적금에 넣는다면 첫 달 불입한 100만 원에는 7% 이자가 다 붙지만 다음 달의 100만 원에는 만기 때까지 남은 기간인 11개월 치의 이자(7%×11/12)만 더해진다. 결국 1년 후 원금 1,200만 원에 붙은 적금 이자 총액은 45만 5000원(세전) 정도에 그친다.
이렇게 보면 적금은 주식·펀드 등 투자 상품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턱없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금융 포트폴리오를 전부 정기적금 상품으로 구성하기보다는, 전체 금융자산의 20~30% 정도 분산 배분하는 차원에서 설계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적금 상품은 중도 해지할 경우 손해가 상당히 크다. 1년 만기에 연 6%를 주는 상품이라고 해도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해약하면 달랑 연 1~2% 정도만 받는다. 따라서 너무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자신의 자금 사정에 맞춰서 다소 여유있게 계획을 세워 가입할 필요가 있다. 필자 : 이경은님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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