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점 앞을 지나가며 군침 삼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갓 볶은 고소하고 달달한 자장, 쫄깃한 면발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중국집 철가방만 봐도 자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음식점에는 메뉴가 많다. 각종 요리는 물론이고 자장면과 짬뽕을 선택할 때의 고민을 알아채고 절반씩 담은 '짬자면'을 파는 중국집도 있다. 또 같은 메뉴라도 음식의 양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도 한다. 자장면 '보통'과 '곱빼기'가 그렇다. 자장면 곱빼기는 보통보다 양이 거의 두 배지만 가격은 불과 500~1,000원 정도 비싸다. 양이 두 배라면 가격도 두 배라야 손해 보지 않을 텐데 왜 그렇게 파는 걸까? 바로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때문이다. 생산을 많이 하면 할수록 평균 원가(原價)는 낮아진다. 자장면을 많이 만들수록 자장면 한 그릇의 원가가 낮아지는 것이다. 자장면은 면과 자장을 아주 많이 만든 뒤 주문이 들어오면 면을 삶아 자장을 얹어 팔게 된다. 따라서 자장면 보통 한 그릇을 만드나, 곱빼기를 만드나 원가 및 수고비의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자장면 두 그릇을 만들 때는 자장과 면의 양에는 차이가 없지만 그릇이며 손님이 쓰는 젓가락, 단무지와 양파가 더 있어야 한다. 거기다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고 탁자를 닦는 일도 두 번씩 필요하다. 그렇다면 간자장과 보통 자장 값은 왜 차이가 날까? 이것도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간자장은 보통 자장과 달리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자장을 볶아서 내놓는다. 일반자장은 가스 불을 한 번 켜면 열 명분 이상을 한 번에 볶아 둘 수 있는데, 간자장은 매번 켜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도 손해다. 그래서 간자장 값이 보통 자장보다 비싼 것이다. 여행객을 모집할 때도 비용 부담을 낮추려면 여행객을 많이 모으면 된다. 한 사람이 움직이든 열 사람이 움직이든 버스는 움직여야 한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할수록 각종 비용에서 평균 원가를 낮출 수 있는데 이것도 바로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조영관 님 | 신한카드 부부장·《생생 라이브 경제학》 저자 필자 : 조영관님 신한카드 차장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9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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