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택시장 가격반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 서초반포 저밀도, 강남 개포지구, 강동 둔촌지구 등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가 거래와 함께 가격 회복세를 보였고 서울 재건축 시장이 벌써 6주째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런 오름세는 일부 재건축 단지에 국한된 채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대표적인 저밀도 재건축과 사업추진 등 투자재료가 있는 단지들만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한 급매물이 소진된 후 호가가 오르면서 수요자들은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는 등 과거 가격급등기와 같은 추격 매수세 형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강남 재건축 대표성과 상승재료를 가진 주요 단지들이 과거 최고점인 2007년 초반 시세에 근접할 수는 있겠지만 급격한 가격 상승이나 전반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월 현재 일부 강남권 소재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 거래시장은 한산하고 가격 또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은 점진적인 경기회복과 함께 주택 부동산 경기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나 대출규제가 살아있고 금리인상 압박이 남아있어 주택 수요 움직임은 천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회복시기는 하반기로 예상되며 1분기에는 국지적인 거래와 회복세는 나타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도권 중심으로 풀리는 대규모 토지보상비 등 유동성 투입이 1분기 상승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또한 매매에 비해 연초부터 불안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전세시장도 소형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하반기를 본격적인 회복시기로 예측한다면 적당한 ‘무릎’ 매입시기는 언제일까? 1분기 후반이나 2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복세가 완연해지기 전에 저점매수가 가능한 급처분 매물이 나오는지 살펴보고 투자하는 시기조절과 대기 전략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달라진 부동산시장의 특징과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 최근 부동산 투자자들의 고민은 무엇보다 크게 낮아진 기대수익일 것이다. 매입자금이나 세금 부담은 늘고 그만큼 단기간의 시세차익은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보유할 주택은 뚜렷한 대표성과 투자성을 지닌 것으로 한정해 급매물을 골라 투자하고 중단기 투자성 상품은 제도적 수혜가 있거나 투자 리스크가 적은 것, 시세차익 외에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수익성 부동산 등을 주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기존 아파트에 투자할 경우 상승 재료가 뚜렷한 재건축 단지나 주거환경, 입지 등이 차별화 되는 투자대상을 선별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재건축의 경우,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한강변이나 저밀도지구, 강남권 중층 단지 등이 그 대상이다. 대치동 은마나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들이 1분기 안전진단을 통과하게 되면 강남권 중층 재건축을 중심으로 기대효과가 확산되면서 사업속도가 조금씩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포지구나 서초 한신 저밀도처럼 입지적 장점과 수익률 향상 기대감이 공존하는 단지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지역별로 대표성을 가진 랜드마크 단지나 수요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 새아파트 중소형을 중심으로 실거주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익성 부동산이나 소형주택이 다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경기침체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되었고, 투자금액이 작아 경기 변동에도 리스크가 적은 소형 아파트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소형 주택의 경우 상대적으로 처분이 수월해 전략적으로 환금성도 높일 수 있다. 금리가 현실화되고 LTV와 DTI 규제가 강화되면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연스럽게 매입자금 부담이 큰 중대형 고가 아파트 보다 소형 아파트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근 10년간 주택가격이 대세 상승국면을 거치면서 주택가격 수준이 높아져 투자수익률이 낮아졌고 단기간 쉽게 매매차익을 보기 힘들어지면서 실속 있는 소형 아파트를 찾는 경향은 이어질 전망이다. 201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이 시작되고 도심 집중과 빠른 고령화가 맞물리면 소형주택 선호도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독신자, 무자녀 세대 등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도 소형주택 수요 증가의 원인이다.

동시에 수익성 부동산에 대한 수요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경제성장률과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낮아진데다가 주택보급률 증가, 매매차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임대시장이 점차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매매차익보다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임대사업에 적합한 소형 아파트, 오피스텔, 오피스, 상가 등이 다시 뜨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강북권, 강서권 등의 소형 아파트 매입 사례가 늘어났고 강남, 도심 업무지구와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원룸, 오피스텔 임대사업 관심수요도 많아졌다. 근린 상가와 소형 오피스에 대한 투자 상담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단순히 매매차익만을 보고 투자했던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투자전략을 가지고 부동산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 왔다.

지난 해부터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세제 지원책 중 상당수는 올해 종료될 예정이어서 꼼꼼히 챙겨야 한다. 오는 2월에는 신축주택과 미분양주택에 주어졌던 양도세 한시 감면혜택 시한이 종료된다. 현재는 서울을 제외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등 비과밀억제권역은 5년간 100%, 과밀억제권역은 5년간 60%까지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2010년 2월 11일까지 취득하는 전용면적 149㎡이하 신축주택에 한해서다. 따라서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매매계약 체결과 계약금 지급을 2010년 2월 11일 이전에 마쳐야 한다. 2010년 1월 중순경까지 청약일정이 확정되는 신규분양단지에 한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 규제 완화도 2010년 말까지만 적용된다. 2009년 3월 16일부터 2010년 12월 31일까지 양도하는 2주택자나 3주택자 모두 종전의 50~60% 중과세가 아닌 기본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적다. 투기 지역 3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가산세율을 감안해도 최고 45% 세율이어서 종전보다 부담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처분해야 하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다면 2010년 말까지 팔아야 양도세 부담을 덜 수 있다. 같은 기간 취득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2010년 이후에 처분하더라도 일반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매입 계획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2010년 말까지 취득하는 것이 세부담 측면에서 유리하다.

한편 부재지주가 매각하는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도 2010년 말까지는 적용되지 않는다. 2011년부터는 다시 최대 60%의 중과세율이 적용되므로 처분 계획이 있다면 내년 말까지 매각해야 일반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그 밖에 양도세 자진신고 시 주어졌던 10% 세금 할인 인센티브도 없어질 예정이고, 예정신고를 의무화 해 불성실 가산세도 부과할 예정이다.

한편 분양상품을 이용한 내집마련이나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달라지는 청약제도를 확인해야 한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이 오는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청약전략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수도권 대규모 공공택지의 경우, 지역우선공급비율이 50대50으로 바뀌고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 특별공급 대상 조건도 달라진다. 2월 사전예약을 앞둔 위례신도시 송파구 보금자리주택 물량과 4월 실시되는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물량 사전예약접수에도 적용된다. 지역우선공급비율이 낮아진 서울 거주자들의 당첨 경쟁이 심화되고 경기, 인천 거주자들도 서울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임신 중이거나 자녀를 입양한 부부도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청약자격이 주어지고, 생애최초 근로자 특별공급 대상의 소득요건도 확대된다. 우선공급과 특별공급이 통합되면서 물량이 줄고 청약통장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에 종전 해당 수요자들은 달라진 물량과 자격 요건을 체크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청약통장이 없다면 제일 먼저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망단지에 집중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송파 위례, 광교 등 인기가 예상되는 수도권 2기 신도시 물량이나 서울 도심권의 브랜드 대단지 물량이 특히 관심을 끌 전망이다. 청약저축 장기가입자라면 보금자리주택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 송파 위례신도시의 보금자리주택 사전 예약이 2월로 앞당겨져 실시되고,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의 사전예약이 4월로 예정돼 있다. 과천 등으로 축약된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예정지는 오는 3월경 발표될 예정이다.

글ㅣ김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