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다이어트 산업은 아마 더 클 겁니다. 왜냐하면 당분간 비만 인구가 더 늘어날 테니까요. 아직도 다이어트 방법으로 적게 먹고 운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만일 그렇게 쉬운 것이라면 비만율도 떨어져야 정상이겠죠. 

금연과 비만 둘 다 건강에 해롭다는 건 모두가 아는 상식인데 금연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비만 인구는 늘어나고 있어요. 

비만으로 분류되는 체질량 지수 25 이상인 인구가 30%를 넘어가고 있고, 특히 고도 비만이 급격히 늘고 있어요. 물론 1970년대에 비해 비만 인구가 늘어난 것은 많이 먹고 덜 움직여서 그렇다는 게 맞겠죠. 

하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적게 먹고 웰빙하고 운동에 더 많이 신경 쓰는데도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부종이 염분 조절 시스템의 이상으로 생기는 것처럼 비만은 우리 몸의 ‘천연 체중 조절 시스템’에 결함이 생길 때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이 시스템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살을 뺄 수 있어요.

A. 저는 환자들에게 칼로리 얘기를 하지 않아요. 마음껏 먹으라고 합니다.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개인마다 소화나 흡수 속도가 달라요. 몸에서 본능적으로 체중 조절 시스템이 필요한 에너지를 요구하고 들어온 에너지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균형을 맞추기 때문에 칼로리 계산이 필요하지 않죠. 

다만 절대 먹어선 안 되는 것과 가급적 자제해야 하는 음식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설탕류(정백당•액상과당)가 들어간 청량음료•커피믹스•과자•도넛•아이스크림과 트랜스 지방이 포함된 음식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하고, 술은 와인으로 하루 딱 1잔 이내, 당지수가 높은 떡이나 흰 밀가루로 만든 음식과 포화지방이 많은 삼겹살•갈비 등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먹지 말라는 상식도 잘못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잠들기 3시간 전 안에 먹지 않으면 됩니다. 그보다 늦게 먹으면 자는 동안 신진대사 속도가 떨어져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하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은 대부분 지방으로 쌓이게 되죠.

A. 구석기시대에는 없었던 각종 가공식품 대신 단백질과 신선한 과일, 채소 위주로 먹으면 몸이 건강해질 수밖에 없어요. 엄격히 말하면 과일과 채소도 당시에는 채취 즉시 먹었지만 지금은 보관과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그때와는 차이가 있지요. 

먼저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합니다. 단백질은 몸속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반드시 음식을 통해 공급해야 하는 필수영양소입니다.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잘 공급되면 몸이 ‘긴장’하지 않아요. 

심지어 총 섭취 칼로리가 적어도 기아 상태로 인식하지 않죠. 다만 단백질도 양질의 것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두 번째 탄수화물의 총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데, 특히 지방 축적을 돕는 나쁜 탄수화물부터 줄여야 해요. 

나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높여 인슐린 호르몬을 혹사시키는 단순 당과 정제 탄수화물을 말합니다. 흔히 말하는 당지수가 높은 음식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 등 푸른 생선이나 해산물•견과류•들기름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의식적으로 찾아 먹고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가짜 배고픔’에 속지 말고 그럴 때는 물이나 채소 등을 통해 포만감을 주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인들은 각종 유해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구석기시대의 음식과 달리 영양소 함량이 떨어지는데, 제대로 식사를 해도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는 영양제 형태로 보충하는 게 좋습니다.

A. 술을 마시면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건 안 하겠다는 것과 같아요. 물론 술자리에서 딱 석 잔만 마신다는 철칙을 지킬 수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하죠. 제가 쓰는 방법을 추천하자면 저는 1년에 한두 달 ‘음주 안식월’을 갖습니다. 

마실 때는 기분 좋게 마시고 다만 금주 기간에는 철저히 지키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겁니다. 음주 안식월 동안 열심히 운동하면 효과가 극대화되고 그렇게 몸을 만든 후 술을 마시면 몸이 버텨주죠.

A.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아요. 약과 기능성 식품의 차이는 약은 객관적 기능이 인정된 것이지만 기능성 식품은 효능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것이죠. 살을 빼려고 하면 빵이나 청량음료부터 줄여야지 그런 건 다 무시하고 기능성 식품만 먹는다고 효과가 있겠어요. 먹는 것도 철저히 지키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다이어트에 속도를 내기 위해 먹는다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죠.

A. 체중이 계속 꾸준히 불고 허리둘레가 2인치 이상 늘어나는 게 신호입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체중 증가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뱃살만 늘어나도 경고 신호라고 봐야죠. 

적정 체중 계산법이 여기저기 있지만 사실 내 몸이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때가 적정 체중입니다. 밤에 잘 자고 아침에 잘 일어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으면 되죠. 단, 체중에 예민할 필요는 없지만 체지방 측정은 해야 합니다. 

운동도 따로 시간 내기 힘들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많이 걷고 틈나는 대로 움직이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운동을 해야 해요. 사람들은 이제부터 살을 빼서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하는데, 건강해져야 살이 빠지는 겁니다.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면 살은 저절로 빠지게 돼 있어요. 건강하면 뚱뚱하거나 배가 나올 수 없지 않겠어요. 몇 kg, 허리 몇 인치를 줄이겠다는 잘못된 목표를 버리고 지금보다 건강해지겠다는 목표를 세우세요.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비만과 다이어트 분야의 최고 명의로 선정된 다이어트 전문가. 서울대 의대,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 고려대 의대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했으며 1991년 국내 최초로 비만 클리닉 진료를 시작했다. 현재 성균관의대 외래교수이자 리셋클리닉 원장으로 있으며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 ‘원시인처럼 먹고 움직여라’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